전국범죄피해자지원연합회 ~ 제3회 희망수기 공모전 발표

홈 >범죄피해자지원센터 > 범죄피해자지원센터
범죄피해자지원센터

전국범죄피해자지원연합회 ~ 제3회 희망수기 공모전 발표

페이지 정보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0-11-30 22:16

본문

 

전국범죄피해자지원연합회

3희망수기 공모전 발표

전국범죄피해자지원연합회( 회장 김갑식)에서는 제3회 범죄피해회복 희망수기 공모을 통해 범죄피해자에 대한 국민적 관심 확산과 아직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한 범죄피해자와 가족, 이웃에게 희망을 전달하고 범국민적 홍보 추진 및 범죄피해자 지원의 필요성과 범죄피해자에 대한 이해도 증진을 위한 제3희망수기 공모전에서 write 박사라(가명)씨의 또 다른 시작이 대상을 차지했다.

5add5c6c164965ccf88d6bdffd5e7ab9_1606742066_9181.png
                                                                          또 다른 시작

 

write 박사라(가명)

20155월 초 저녁, 남편이 제가 다니고 있는 직장 앞으로 술을 잔뜩 먹고 기다리고 있다는 전화가 왔습니다. 가슴이 두 근반 세 근반 뛰고 손에서는 땀이 흥건히 났습니다. 아직 나는일을 마칠 시간이 한 시간이나 남았는데 일단 밖으로 나와 보니 보안직원과 실랑이하고 있더군요. 직원에게 나는 고개를 조아리며 미안하다고 연신 말을 하며 남편을 억지로 떼어내어 공원주차장으로 데리고 갔습니다. 오가는 손님들도 많았고, 다른 직원들도 계속 소란스러운 상황에 처한 나를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다짜고짜 술주정과 함께 이유없는 오만가지 폭언과 악몽과 같은 폭행이 시작되었습니다.

평소에 의처증이 심하고 집과 직장만 오가는 저에게 폭력을 휘둘러 불안 속에서 매일을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 날은 어떤 놈이랑 붙어먹었냐면서 빨리 말하라고 하면서 막무가내로 때리 기를 시작했습니다. 그 폭행 장면을 보고 있던 직원들이 경찰서에 신고를 해서 남편은 연행이 되어 가고 저도 경찰서로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경찰관님이 묻더군요. 남편이 왜 저러냐고... 제가 평소에도 술만 먹으면 의심을 하고 폭력을 휘두른다고 했더니 이 좋은 세상에 왜 맞고 사냐고... 나이도 젊은데 그렇게 살지 말고 용기 내어 보라고 조언해 주더군요. 마음을 굳게 먹고 쉼터로 가기로 21년을 그렇게 살았습니다. 아들들은 쉼터로 데려갈 수 없어 친한 언니 집에 기거를 부탁하였습니다.

쉼터에서 밤 12시쯤 저를 데리러 오셔서 차로 이동하던 중 선택을 잘 하셔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지금이 마지막 기회일수 있다고...

이번에도 집으로 들어간다면 다음에도 폭력을 휘두르는 남편을 보며 아이들은 엄마가 그런 선택을 했기에 이제는 모두가 엄마의 몫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번에는 정말 맘을 굳건히 먹으라고 하시더군요. 며칠을 쉼터에서 지내다가 직장으로 출근을 다시 했습니다. 직장에는 그 일로 소문이 파다하게 나서 너무 부끄러웠고 그만두어야 하나 하며 수 없이 고민했고 차마 얼굴을 들고 다닐 수 가 없었습니다. 그때는 죽을 수만 있다면 정말 죽고만 싶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엄마이기에...이를 악물고 참았습니다

일전에 자신의 아들 사건 피해로 도움을 받은 적이 있는 지인 언니가 범죄피해자지원센터를 소개시켜 주었습니다.

범죄피해자지원센터라는 곳이 있는지도 몰랐던 제가 방문을 하자 세세한 상담과 도움을 주시 고 이혼은 안 된다고 억지 부리는 남편과의 소송문제도 여러 기관과 연계된 네트워크로 도움 받아 재판을 하고 이혼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앞만 바라보고 열심히 일만 했고 그 해 겨울 큰아들은 군대를 가고, 작은 아들은 고등학교에 진학했습니다. 늘 상 술만 먹은 남편에게 시달리며 불안에 떨며 살던 저는 조용한 그 적막함까지도 이런 세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감사했습니다

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서는 자조모임이 있으니 그냥 있지 말고 나와서 프로그램에도 참여하고 캠프도 가자고 권유하셨지만 저는 자신도 없고 사람을 만나는 일이 너무 두려워 1년 동안이나 망설이고 계속 거절하다가, 상담하며 제주도로 여행을 간다고 했는데 함께 가겠다 결정을 하고서도 그 며칠 동안 마음이 열두 번도 더 바뀌더군요.

아프다 할까... 바쁘다고 할까... 가지 말아야 할 이유와 변명을 만들면서요. 늘 주눅 들어 살다 보니 그런 자리가 불편하기만 했습니다. 계속된 센터의 권유로 용기를 내어 참석을 하게 되었는데 이런 좋은 세상이 다 있나싶어 이때까지의 저의 생각이 부끄럽더라고요, 범죄피해자지원센터의 배려와 상담선생님들의 보살핌으로 예전의 저의 밝은 모습은 하나 둘 표현되면서 나를 점차 되찾아 갔습니다.

자조모임을 통해 또 다른 분들의 아픔도 알게 되고 집단상담을 하며 나누게 되니 저만의 아픔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어 위로를 받았고 또 난생 처음으로 간 제주도여행에서 본 푸른 바다는 나의 가슴을 뒤흔들어 깨끗이 청소하기에 충분했습니다.

남들만 먹는 줄 알았던 색색 마카롱도 만들어보고, 꽃다발도 만들어 받아보고. 음악회도 가고 다 같이 노래도 부르면서 악기로 다루어보고 합창발표도 했습니다. 이런 귀중한 분들과 소중한 시간도 보내고 보니 시간은 흘러 벌써 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큰아들은 대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며 미래의 나이팅게일을 꿈꾸고 있고, 작은아이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근무하고 있습니다.

발령 난 낯선 곳에 방을 못 구해 방방 뛰었을 때도 센터에서 동행하여 그 지역 있는 센터와 연계하여 아들 방까지 소개해주셨답니다. 열심히 앞 만 보고 일하여 지금은 우리의 

보금자리13평짜리지만 작은 아파트도 구했습니다. 우리가족에게 이런 날이 오다니... 꿈을 꾸는 듯 합니다. 얼마 전에는 센터에서 안정된 취업을 위해 맞춤자격증도 따라고 계속 독려해주셔서 자기계발도 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항상 감사한 마음을 담아 기도할 뿐입니다. 어디선가 예전의 저와 같이 폭력에 갇혀서 무력하게 암담한 시간을 지내는 분이 계시다면 여러분들도 다시 용기를 내어 범죄피해자지원센터를 찾아보라고 저의 작은 이야기를 전해드리고싶어 글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