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영입’으로 승부하는 한국 정치 ~선거용 이벤트에 불과한 쑈가 사회적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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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영입’으로 승부하는 한국 정치 ~선거용 이벤트에 불과한 쑈가 사회적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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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0-02-13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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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영입으로 승부하는 한국 정치

선거용 이벤트에 불과한 쑈가 사회적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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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식 기자

이제 선거철이 돌아오니 인재영입 인사로 가관들이다. 집권당 민주당은 1호 영입인사로 40살의 여성 장애인이란 수식의 최혜영 교수를 소개한 이후, 모친에게 각막기증을 한 청년 원종건,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출신 김병주, 고검장 출신의 소병철 등을 줄줄이 발표했고, 경력단절을 딛고 성공한 여성 변호사 홍정민 대표도 영입하였다.

201620대 총선의 민주당 영입 1호는 표창원 의원이었고, 정치평론가 이철희, 청년기업인 김병관, 삼성전자 상무 출신 양향자 등을 영입했다. 19대 총선 당시 야당인 민주통합당은 백혜련 검사, 신경민 <문화방송>(MBC) 앵커, 시민단체 출신 김기식 등을 영입했다.

그런데 1988년 총선부터 시작된 여야 정당의 비정치권 인사 수혈과 매번 40%에 가까운 국회의원 물갈이를 통해 한국 정치와 정당정치는 제대로 혁신되었는가?

지난 총선의 대표적 영입인사인 표창원 의원은 좀비에 물린 것 같다며 불출마를 선언했고, 이철희 의원도 부끄럽고 창피하다며 의회를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부산의 젊은 정치가 김세연 의원도 야당인 자유한국당 해체와 의원 총사퇴를 요구하면서 출마를 포기했다.

사실 여야 정당 지도부는 알고 있을 것이다. 경력단절 여성을 영입한다고 해서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장애인을 영입한다고 해서 장애인 정책이 바뀌지 않으며, 벤처기업가를 영입한다고 해서 기존 재벌체제가 혁신되지 않으리라는 것을.....

결국 선거용 이벤트에 불과한 이 쇼를 30년 동안 계속해온 정당의 선거 정치야말로 한국 사회의 가장 큰 적폐이자 국민을 바보로 아는 눈가림용이라고 봐도 좋지 않을까?

정치는 전문직이며,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 어떤 직업보다도 높은 수준의 열정과 식견, 비전, 애국심, 친화력, 조직력, 자금동원력 등 종합적 능력을 겸비한 사람만이 할 수 있고, 그런 전문성은 하루아침에 획득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훈련되지 않은 초선 정치가들은 오랫동안 한 분야의 일을 해온 관료들의 가장 손쉬운 먹이감 상대가 될 수밖에 없다. 역설적으로 물갈이가 많이 되면 될수록, 정치가 혁신되기보다는 관료들의 권력과 입지만 점점 더 크게 만들어주고 있다.

정당이 청년 정치가를 기르려는 노력은 시작도 하지 않고, 정책 싱크탱크 하나 만드는 일에 투자하지 않으니 정당의 전문성과 정책역량은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언제까지 나무를 심을 생각을 하기보다 열매 따 먹을 생각만 할 것인가? 언제까지 입시 대비 실력을 기르기보다 커닝 페이퍼 만들어서 시험에 통과할 생각만 할 것인가? 이번에 선거연령도 18살로 하향되고, 선거법 개정으로 정당정치의 기반도 약간이나마 확대되었으니 이제 영입으로 승부를 걸고 국민을 기망하는 정치는 그만둘 때도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원종건 영입 사태로 드러났듯 보여주기 식 영입으로는 절대 민심을 얻을 수 없다는 걸 민주당은 엄중하게 인식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