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부족 증언에 "모욕감 느꼈다" ~ 판사시절 모욕감 줬다며 탄핵 주장한 李 전 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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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부족 증언에 "모욕감 느꼈다" ~ 판사시절 모욕감 줬다며 탄핵 주장한 李 전 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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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0-06-05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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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초 법관 탄핵주장

능력부족 증언에 "모욕감 느꼈다"

판사시절 모욕감 줬다며 탄핵 주장한 李 전 판사?

이수진 "판사 탄핵 추진하겠다."

판사들 ", 판사였던게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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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개혁을 내걸고 4·15 총선에서 당선된 판사 출신의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

 

어떤 이유에서라도 전직 판사들이 곧바로 정치에 뛰어든다는 것 자체가 사법부 독립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판사 출신인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사법 농단 판사들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판에서 인사총괄심의관으로 근무했던 김연학 부장판사가 이 의원의 판사 시절 평정표를 언급하며 "부정적인 내용이 많다"고 증언한 후 나온 반응이다. 이 의원이 이날 '판사 탄핵론'을 제기하자 정치권에선 '177석 거대 여당의 힘자랑' '삼권분립 원칙 훼손' 같은 우려가 나왔다. 법조계에서도 "같은 판사였다는 것이 부끄럽다" 등 비판이 제기됐다.

이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양승태 사법부의 법관 인사를 총괄했던 김연학 부장판사가 저에 대한 인사 불이익을 부정하고 업무 역량 부족 탓이라는 진술을 했다""어처구니없다. 심한 모욕감까지 느낀다"고 했다. 그는 "김 부장판사는 양승태 사법부에서 5년을 근무하면서 폐쇄적인 인사 관리를 도맡은 핵심 인사"라며 "법관 탄핵 검토 대상자 1순위"라고 했다. 이 의원은 그간 자신이 판사로 재직할 때 양승태 사법부에서 각종 인사 불이익을 받았다고 주장해왔다. 그런데 김 부장판사가 자신에게 '능력 부족'이라고 언급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판사 탄핵론'을 꺼낸 것이다.

정치권에선 '국회의원직을 개인 원한 풀이에 이용하는 것 아니냐'라는 비판이 나왔다. 현직 법관을 탄핵하려면 국회 재적 의원 3분의 1 이상이 발의하고 과반수가 찬성해야 한다(헌법 65). 177석 민주당이 판사 탄핵을 추진할 경우 단독으로 처리가 가능하다. 다만 헌정 사상 국회에서 법관이 탄핵된 사례는 전무하다. 이 의원 주장대로 '법관 탄핵'이 정말로 이뤄지면 삼권 분립 원칙이 본격적으로 허물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미래통합당 관계자는 "입법·사법·행정·지방권력을 모두 장악한 여권이 이제는 177석의 힘으로 마음에 들지 않는 법관을 '찍어내기'할 수 있게 된 것이 현실"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수진사진의원이 4"사법 농단 판사들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하자 법조계는 '헌법 수호 기관인 국회의원이 어떻게 이런 발언을 할 수 있느냐'며 격앙된 분위기였다. 판사들 사이에선 "이 의원이 우리와 같은 판사였다는 게 부끄럽다"는 반응까지 나왔다. 수도권의 한 부장판사는 "'넌 나에게 모욕감을 줬어, 그러니 탄핵'이라는 식"이라며 "치졸하다"고 했다. 한 지방법원 판사는 "앞으로 이 의원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는 판사들을 탄핵 리스트에 올리는 것 아니냐""'이수진의 블랙리스트'가 나올 판"이라고 했다.

판사들은 "이 의원이 명백한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있다"고도 했다. 김 부장판사는 이용훈 대법원장 시절인 2010~ 2011,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인 2015~2017년 인사 업무를 담당했다. 이 의원이 이를 모두 합쳐 "양승태 5"이라고 한 것이다. 한 부장판사는 "어떻게든 양 전 대법원장과 엮으려고 한 것"이라며 "소셜미디어는 국회의원 면책특권 범위에도 들어가지 않으므로 명예훼손으로 처벌 대상"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그간 자신을 이른바 '양승태 사법 농단'에 맞서다 인사 불이익을 당한 피해자라고 주장해왔다. 대법원 재판연구관은 보통 3년 근무하는데, 자신은 2년 만에 한직으로 인사가 났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 부장판사는 재판에서 "이 부장판사(이수진)가 국제인권법연구회 소속이라는 이유로 인사 불이익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증언했다. 그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변호인이 "2016년 판사 평정표에서 대법원 재판연구관이던 이 전 판사에 대해 '보고서 작성 건수가 평균에 못 미치고 업무에 투입하는 시간과 노력도 다른 판사에 비해 떨어진다'고 한 내용을 봤느냐"고 하자 "그렇다""재판연구관에 대한 부정적 평가는 이례적"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김 부장판사의 증언 자체를 신뢰할 수 없다며 '탄핵'을 주장하고 있다. 이 의원은 "잠재적 피고인인 김연학 부장판사가 검사 앞에서 인사 불이익을 인정할 리 없다. 그러면 직권남용죄로 본인이 처벌 대상이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2018년 김명수 대법원장이 징계 청구한 법관 13명 중 5명이 불문 또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나머지 8명도 '의무 위반'이 아닌 '품위 손상'이라는 이유로 경징계를 받았다""법원이 자정하기 어렵다면 국회와 국민이 나서야 한다. 탄핵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했다.

김경배 기자 klawdail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