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정호성 호통치며 혼내기도

홈 >법부 > 법부
법부

최순실, 정호성 호통치며 혼내기도

페이지 정보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19-06-16 22:27

본문

`대통령 취임사' 최순실 수정 지시에…박근혜 “예예예”
최순실, 정호성 호통치며 혼내기도
`정호성 90분 녹음파일' 속 국정철학 쥐락펴락…`최순실 파워'
정호성 전 비서관 녹음파일 공개
 최순실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취임식을 앞두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작성한 취임사를 일일이 고치라고 정호성 전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에게 구체적으로 지시하는 내용의 녹음 파일이 지난 5월 17일 공개됐다. 최씨가 박 전 대통령 취임 전부터 국정 운영에 깊숙이 개입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박 전 대통령과 최 씨의 대화 내용은 박 대통령 재판 과정에 일부 공개된 적이 있었지만 이들의 육성이 담긴 녹음이 외부로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공개된 90분 분량의 ‘박근혜·최순실·정호성 비선 회의 녹음 파일’에 따르면 최 씨는 박 전 대통령, 정호성전 부속비서 관과 함께 박 전 대통령 취임사 초안을 검토하며문구와 단어 수정에 대한 의견을 냈다. 시사저널은 이를 2013년 2월 25일 취임식 직전 정 전 비서관이 녹음한 파일이라고 전했다.
 최 씨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준비한 취임사 초안을 읽으며 “팩트가 있어야지” “딱 보면 모르냐고, 짜깁기해서 그냥 갖다 붙여가지고” 등이라 말하기도 했다. 그는 취임사에 포함된 복지정책 부분을 읽으며 “이런 게 취임사에 들어가는 게 말이돼? 너무 말이 안 돼”라고 말했다. 또 “이거는 취임사가 아니라 무슨 경제장관회의, 총선에서 어디 나가서 얘기해야 하는거지. 내가 보기엔 이거는 하나도 쓸모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 씨는 정 전 비서관을 연이어 “정 과장”이라고 호칭하면서 “좀 적어요”라고 지시하거나 “빨리 써요” 하고 큰 소리를내는 등 사실상 대화를 주도했다.
 최 씨는 “첫 번째, 경제부흥을 일으키기 위해서 뭘 하겠다는걸 일단 넣는데…”라고 말한 뒤 “‘나는 경제부흥에서 가장 중요한 국정의 키(key)를 과학기술·IT산업이라고 생각한다, 주력할 것이다’ 그건 어떠세요”라며 자신이 생각한 취임사에 들어갈 문장을 읊기도 했다. 이에 박 전 대통령은 “그게 핵심이에요”라고 동조했다. 최 씨는 박근혜 정부의 4대 국정 기조인 경제부흥, 국민행복, 문화융성, 평화통일 기반 구축 등의 아이디어도 언급했다.
 최 씨는 박 전 대통령의 말을 중간에 끊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이 “부국(富國), 정국(正國), 평국(平國)이에요. 부국이란 건 부자 나라. 정국이란 건 바른, 부패 안 하고 신뢰가 쌓이고. 그 다음 편안한 평국”이라고 말하자 최 씨는 “평국을 조금 다른 말로 해가지고… 부국, 정국, 하여튼 이건 상의를 좀 해보세요”라고 했다. 그러자 듣고 있던 박 전 대통령은 “예 예 예”라고 답했다. 박 전 대통령과 최 씨의 국정 농단 사건은 현재 대법원에서 전원합의체가 최종 심리 진행 중이다.
이미진 기자
 klawdail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