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대법원장 이제야 “어떤 비난과 공격에도 재판 흔들리지 말라” ~ 광화문 집회 허용한 박형순 부장판사 공격받을 땐 조용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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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0-09-14 22:21본문
김명수 대법원장 이제야 “어떤 비난과 공격에도 재판 흔들리지 말라”
광화문 집회 허용한 박형순 부장판사 공격받을 땐 조용히 숨어있더니 비겁한 한마디......
김명수 대법원장이 11일 “판결에 대한 합리적 비판을 넘어 근거 없는 비난이나 공격이 있더라도 흔들리지 않는 부동심(不動心)으로 재판에 집중해 달라”고 했다. 김 대법원장은 이날 법의 날 기념사에서 “어떤 상황에도 정의가 무엇인지 선언할 수 있는 용기가 사법부를 지탱해온 버팀목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법원장의 이날 발언은 최근 여권 인사들이 광복절 광화문 집회를 허용한 서울행정법원 박형순 부장판사를 비난한 것을 염두에 둔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김 대법원장의 발언을 놓고 법원 내부에선 “비겁한 뒷북 발언” “본분을 망각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한 고등법원 부장판사는 “총리와 법무장관, 여당이 박 부장판사를 집단 공격할 때는 숨어 있다가 잠잠해지자 나타나 ‘흔들리지 말라’고 한 것”이라며 “외풍(外風)이 몰아칠 때 나왔어야 할 말인데 만시지탄(晩時之歎)”이라고 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달 25일 국회에서 “(박형순) 판사가 잘못된 판단을 한 것”이라고 했고, 추미애 법무장관도 같은 날 “사법 당국이 책상에 앉아 안이한 판단을 했다”고 했다. 여당 의원은 ‘박형순 금지법’을 발의하기도 했다.
김 대법원장의 이런 행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민주당이 2018년 권한 남용 의혹을 받던 ‘양승태 판사’들을 심판할 특별재판부를 법원에 설치하는 법안을 발의했을 때, 판사들 사이에선 “초유의 사법권 침해”라는 우려가 비등했지만 김 대법원장은 침묵했다. 한 달 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대법원 행사에서 “지난 정권의 사법 농단 의혹을 반드시 규명해야 한다”고 하자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화답했다. 이 때문에 3권(權)이 분립된 민주국가의 사법부 수장이 스스로 입법·행정 권력 앞에 엎드렸다는 비판이 있었다.
김경배 기자 klawdaily@naver.com